<겨울철 치질 관리요령-날씨가 추워지면 치질환자는 더욱 괴롭다.>
12월에 들어서자 기다렸다는 듯 기온이 급격히 떨어졌다. 찬바람을 피해 옷깃을 여미고 걸음을 재촉하는 겨울이면,
유난히 대장항문과를 찾는 사람이 늘어난다. 이들 중 대다수가 배변 시 출혈이 있거나 탈출된 치질이 아파 오는 경우이다.
그렇다면 왜 겨울철에 항문 문제가 많이 생기는 것일까?
우리가 밥을 먹는 입이나 입술, 혀에 많은 혈관이 모여 있듯이 항문에도 혈관들이 많이 분포되어 있어서 자극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한다. 기본적으로 직립보행을 하는 사람의 항문은 아래쪽을 향하고 있기 때문에 피가 몰리기 쉽고 혈액
순환이 원활하지 않을 수 있다.
이렇게 예민한 피부조직이 항상 움직이고, 눌리고, 자극 받기를 반복하면서 많은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그런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겨울철이면 차가운 기운에 의해 혈액 순환이 나빠져 치질 증상이 심해지게 되는 것이다.
게다가 연말이 다가오면서 모임이나 술자리가 잦아지고 오래 앉아있게 되는 경우가 늘자 변이 묽어지고 설사를 하는 등
항문이 혹사당하기 쉽다. 이럴 때는 항문에서 피가 나거나 부어오르며 치질이 발병하기도 하고 치질 환자의 경우 증상이
더욱 심해지곤 한다.
겨울철 관리요령
연세베스트외과 안태완 원장은 “항문 안의 혈관들은 푹신푹신한 쿠션조직들로 뭉쳐져 있어 배변 시에 변이
빠져나가는 것을 돕는다”며 “하지만 오랜 자극이나 압력에 의해 이 혈관들이 늘어나고 변질되면 결국 치질이 되는 것”
이라고 설명한다.
그렇다면 겨울철에 심해지는 치질은 어떻게 관리하는 것이 좋을까. 일단 늘어난 항문 쿠션이 살덩어리처럼 변질되어
치질이 된 이상 다시 원래의 정상조직으로 돌아갈 수는 없다. 단지 피가 몰려 악화되지 않게 하는 것이 치질을 극복하는
최선의 방법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피가 많이 몰리는 상황을 피해야 한다.
안 원장은 “특히 과음은 치질과는 상극이라고 할 만큼 치질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고 말한다. 오래 앉아 있는 것
자체가 치질에 나쁜 영향을 주는데다가 간에서 대사 되는 알코올은 항문의 혈액순환을 방해하고 간에 부담을 준다.
이럴 경우 치질이 악화되는 것이다. 따라서 항문을 따뜻하게 해주는 온수좌욕은 혈액순환을 돕기 때문에 치질 관리에
매우 좋다. 또 앉는 자세를 자주 변경하거나 누운 자세를 유지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안 원장은 “운동이 많은 병에 효과적인 치료 방법이기는 하지만 치질은 다르다”며 “과도한 운동은 항문에 피를 많이
몰리게 하기 때문에 치질환자에게 적당하지 않다”고 충고한다. 한 번 생기면 저절로 완치되기 어려운 치질은 바쁜
현대인에게 분명 골치 아픈 질병 중 하나이다. 하지만 항문에 문제가 생겼을 때 빨리 대장항문과를 찾아가 전문가와
상의하면 초기에 쉽게 고칠 수 있다. 수치심에 대장항문과를 멀리한다거나 수술이 무서워서 병원에 가는 것을 꺼리는
것은 옳지 않다.
연세베스트외과 안 원장은 “치질 치료에 있어서 수술은 마지막으로 선택해야 하는 방법이지, 누구나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고 강조하며 병원치료를 두려워하는 사람들에게 보다 적극적인 자세로 치료에 임할 것을 당부했다.